로마서 13장 1-7절을 바로 읽기 위한 안내서. 1세기 로마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전한 바울의 편지가 21세기 정치적 격랑 한복판에 서 있는 한국교회에 다시 소환되고 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권세에 복종하라는 가르침은, 불의하고 무능한 권력의 민낯을 목격하며 촛불 행렬에 동참하려는 그리스도인의 발목을 붙잡고 질문을 일으킨다.
‘바울이 말하는 권세는 누구이며, 그 권세에 복종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그리스도인은 악한 권세에도 복종해야 하는가? 성경은 불의한 권력을 향한 저항마저 금하는가?’ 바울의 복음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저자는 이러한 물음에 마주한 그리스도인들이 로마서 13장을 성경적으로 재고하고, 그 가르침이 오늘 우리 상황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고민하도록 안내한다.
“통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목회자 대부분은 정권 친화적 성향을 띤다. 따라서 로마서 13장에 관한 그들의 설교는 거의 복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쏠린다. 물론 복종을 강조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바울이 복종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달라진 시대, 달라진 상황을 살아간다. 바울이 자기 시대, 자기 성도들을 향해 복종을 명령한 장면이 오늘 우리 시대에도 동일한 복종의 이야기로 읽힐 수 있을까? 올바른 성경 읽기의 과정에는 바울의 시대와 우리의 시대를 의미 있게 연결하는 ‘해석학적 다리 놓기’가 필요하다.” _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