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네 번째 장편소설
삶과 죽음의 경계 위에서 간절하게 숨 쉬어야만 했던 그들의 이야기
나직하지만 힘 있는 문장과 시정 어린 문체로 안온한 일상에 잠재해 있는 인간의 본질적 욕망과 삶의 진실을 줄기차게 탐문해온 작가 한강의 네 번째 장편소설이다. 촉망 받던 한 여자 화가의 의문에 싸인 죽음을 두고, 각자가 믿는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마치 격렬한 투쟁을 치르듯 온몸으로 부딪치고 상처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 작가는 이를 통해 매 순간 흔들리고 번민하는 삶의 날카로운 경계 위에 서 있는 우리가 지금 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살아내는 것으로 진실한 빛을 얻을 수 있는지 묻는다.
중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단짝 친구 이정희와 서인주는 그 누구보다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어느 겨울 폭설 속 미시령 고개에서 서인주가 돌연한 죽음을 맞는다. 이정희는 인주의 죽음이 자살이 아님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줄 사람들을 찾아 나서고, 인주와 외삼촌의 그림과 자료가 남겨진 작업실에서 우연히 발견한 낡은 사진 한 장과 그 뒤에 적힌 암호 같은 메모에 의지해 이정희는 상담소 소장 류인섭의 존재를 알게 된다. 정희는 인주의 죽음을 자살로 단정하고 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한 젊은 여성 화가의 죽음을 신화화하고자 하는 미술평론가 강석원과 대립하며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데…….
풍화되는 대지와 마르는 강물, 저 짙은 어둠 속에서 폭발하는 별들이 한데 용솟음치는 혼돈 속에서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탐문하는 저자는 미세한 숨결로 생을 이어가는 인물들을 삶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 우리의 삶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강렬한 삶에의 의지 하나로, 바닥을 기어 화염 속을 뚫고 힘겹게 생의 틈을 좇아 나아가는 주인공 이정희. 집요한 ‘탐정’이 이끄는 미스터리이자 두 여자가 나눈 사랑의 역사를 담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 내면을 향해 던지는 저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될 것이다.
목차
1 450킬로미터
2 플랑크의 시간
3 먹은 붉고 피는 검다
4 마그마의 바다
5 검은 하늘의 패러독스
6 달의 뒷면
7 얼음 화산
8 처음의 빛
9 파란 돌
10 바람이 분다, 가라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