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풍경이 다 비슷해 보이지만 시인의 눈에 들어와 한 글자 한 글자 쓴 오십 여 편의 글들은 어쩌면 일기 같고, 때로는 기도문 같다. 사랑이라는 인생의 대주제를 시인은 풀꽃처럼 누구나 볼 수 있는 생활 언어로 풀어냈다. 삶의 막막함, 생과사를 오가는 순간들, 결핍과 실패로 괴로워한 기억들을 나직하게 이야기한다. 은행원이 되어 돈을 실컷 세고 싶었으나 43년이나 교사로 일했던 현실, 상실과 질병으로 씨름했던 순간들이 시인의 자양분이 된 이야기들이 순하게 담겨 있다. 크고 높은 사랑이라는 언어가 시인을 통해 밥상머리 이야기처럼 소탈하고 맑아, 읽는 내내 자신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숨을 고르게 된다. 결핍과 아픔으로 가득한 줄 알았던 삶이 사랑과 위로의 목소리들이 있었고, 자신이 믿는 신과 사랑하는 이들의 격려와 응원들이 곳곳에 있었음을 떠올려 준다. 시인의 아버지가 시인에게 들려준 “징글징글하게 좋은 이 세상”에서 힘을 내서 살아왔고 “주어진 길을 아끼고 사랑할” 뿐이라는 삶의 태도를 배운다.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시인의 글을 빌려, 누군가에게 이 책으로 사랑에 답해도 좋겠다.
책머리에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1부 살고 싶었다
깐에 없는 짓 · 우동 한 그릇 · 배나무 고개 · 옷핀 하나 · 어떤 졸업식 · 아버지를 용서해 드리자 · 아버지의 꿈 · 소년 자제 노년 자제 · 아버지에게 드린 말씀 · 살고 싶었다 · 믿기 어려운 일 · 어떤 문학 강연 · 안녕히 가시어요, 아버지 · 네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
2부 마음을 맡아 줄 사람
마음을 맡아 줄 사람 · 외할머니 · 그해 1월의 기억 · 아내 김성예 · 청양 누이 · 선생님의 사랑 · 골방 공부 · 하숙집 그 어른 · 신춘문예 당선 · 광필이 · 카카오톡 문자 · 퇴사 반송 · 일생의 스승 1_ 헤르만 헤세 · 일생의 스승 2_ 이어령 · 시의 아버지_ 박목월 · 아, 어머니_ 김남조
3부 조금씩 가까이 가는 마음
사랑에 대하여 · “풀꽃” 시 · 식물 이름 알기 · 내가 되고 싶었다 · 명예와 명성 · 삶은 달걀인가 · 차 한 잔 하시지요 · 그 길에 마음을 두고 왔다 · 망각 · 내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 · 내가 사랑하는 찬송가 · 하나님께
4부 네 말 좀 들려 다오
되고 싶은 사람 · 버킷 리스트 · 아직도 · 길 · 《논어》, 인생의 지침 · 네 말 좀 들려 다오 · 잠든 시간의 소망 · 가난한 마음 · 항상 기뻐하라 · 나의 길을 간다